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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땀과 경험 녹여낸 오로라주 미곡종합처리장

미곡종합처리장 건립 실무자 코켓 이영생 대표의 현장 이야기

등록일 2009년03월13일 17시22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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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일자: 2009-03-13
 

메트로 마닐라에서 8시간 가량 떨어진 오로라주 ‘바렐(Baler)’ 지역은 넓은 들판이 펼쳐져 있는 시골의 정겨운 풍경과 정취를 즐길 수 있는 농촌의 모습 그 자체다. 센트랄 루존(Central Luzon)에 속하는 바렐은 30만9860 헥타르의 면적에 151개의 바랑가이가 구성돼 있으며 19만9347만명의 인구가 살고 있다. 이곳 바렐의 비옥한 땅에는 쌀, 코코넛, 바나나, 옥수수, 커피 등의 풍성한 농작물이 난다.

 

오로라주와 우리정부가 첫 인연을 맺기 시작하게 된 계기는 쌀부족에 있었다. 우수한 인적자원과 풍부한 천연자원 보유 그리고 지리적으로 동아시아 및 주변 동남아 국가와의 교역이 용이한 필리핀은 높은 성장과 개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지난 30년간 국민 1인당 GDP성장률 평균 1.4%의 저성장과 밀린 외채 등으로 빈곤국가로서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농업은 국가 주요산업임에도 불구하고 낮은 생산성 및 수확 후, 현대화된 기술 부족으로 인해 연간 150만톤 이상의 쌀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필리핀 정부는 이에 근본적 원인 분석을 토대로 ‘FIELDS’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총 10억만불 정도가 예상되는 ‘FILEDS’프로그램은 비료생산과 농가공급지원, 관개시설 확충과 농산물 판로개척을 위한 농촌-시장 연결 도로사업 전개, 신 영농기술 교육 프로그램 실시, 농민을 대상으로 융자서비스 실시, 수확 후 처리시설 보급 등을 추진한다.

 

KOICA(한국국제협력단)는 ‘FIELDS’프로그램 중 벼를 수확한 후의 처리시설 보급에 도움의 손길을 뻗었다. 지난 2005년~2006년까지 필리핀에서 최고의 농작지로 유명한 오로라주에 미곡종합처리장을 건립, 230만불이라는 어마어마한 건립비가 들어간 오로라주 미곡종합처리장은 국내 설립과 기술을 그대로 가져와 효율적인 생산관리시스템과 영농기계를 구축시켜 필리핀 농민의 소득증진을 도모하고 있다.

 

당시 오로라주 미곡종합처리장 건립을 목적으로 오로라주와 KOICA사이에서 분주하게 움직였던 코켓(KOCAT) 이영생 대표는 이번 최 대사의 오로라주 1박2일 방문에 우연치 않게 동행했다. 미곡종합처리장 건립 이후에도 2년간 A/S를 무상으로 지원하고 미곡종합처리장 근무 직원들을 국내로 초청해 수시로 교육을 해온 그에게 오로라주에 대한 사연은 참으로 많다.

 

땅은 습지에다가 우기철만 되면 가슴이 조마조마

 코켓(KOCAT) 이영생 대표는 24년간 삼성에서 근무한 오랜 경력자로 필리핀에서는 삼성 마닐라 지점장으로 파견됐었다. 파견 중에 그는 꼭 필리핀이 아니라도 직접 사업을 하고 싶었다고 한다.

그는 IMF 당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지금의 코켓 회사를 세웠다. 친환경처리시스템을 주사업으로 진행하는 이영생 대표는 반도체, 발전소 등을 통해 대기오염을 비롯한 각종 환경 오염 요소들을 처리한다.

 

KOICA와 그의 첫 만남은 2005년 KOICA미곡종합처리장 건립과 관련한 공개입찰을 통해서다. 많은 경쟁 업체들 속에 그는 필리핀에서 경험한 사업 노하우와 기술을 높이 평가받아 이번 사업을 수주하게 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아무리 폭넓은 지식과 오랜 노하우에도 약 1년간의 미곡종합처리장 건립은 너무나 쉽지 않았던 일. 오로라주에서 건립허가를 받은 땅은 축축한 습지로 공사 중에 계속해서 아래로부터 물이 올라와 공사가 수시로 중단돼야 할 상황에까지 갔다. 대책마련이 시급했다. 그는 공장관계자들과 상의하고 오로라 주정부와의 회의 등을 거쳐 처리장이 세워질 부분을 콘크리트로 깔고 주위를 조경 코코넛과 잔디를 심어 물이 올라오지 않도록 만드는데 노력을 기울였다. 하늘이 도왔던 것일까? 아님 땅이 감동한 것일까? 간신히 습지에서 벗어난 미곡종합처리장은 그제서야 제대로 공사를 마무리 지울 수가 있었다.

 

공사 기간 내내 그를 난처하게 만든 또하나의 사건은 자재 운반이다. 머나먼 국내에서 필리핀까지 귀하게 실어온 고급자재들은 오로라주까지 운반되기 위해 여러 번의 산을 넘어야 했고 비탈길을 감수해야 했다. 특히나 우기철에 비라도 한줄기 내리는 날에는 길이 무너지는 통에 그의 가슴을 조마조마하게 만들었다고..

 

2007년 1월 모든 공사를 마치고 필리핀 농림부로부터 최종 절차를 거쳐 오로라주에 인수인계한 그는 우열곡절 에피소드도 많았지만 그만큼 성공의 희열 또한 많았다고 한다.

 

“저는 우리회사가 이런 오지에서 큰 사업을 잘 해냈다는데 자랑스럽고 우리 한국 정부가 이렇게 투자해 잘된 모범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흐뭇합니다. 이 일은 정부 관료 뿐만 아니라 필리핀 농민들까지 도와줬단 말이죠.. 실지로 농민들이 좋아하니까 고마운 사업인 거죠”

 

벼 반입에서 도정까지

우리정부의 무상원조로 지어진 미곡종합처리장 공정과정은 이러하다.

먼저 벼를 반입해 저장고에 들어간다. 저장고에 있는 벼는 먼저 1차적으로 건조기로 들어가 가열을 한다. 이영생 대표는 “벼는 수분함수율 14% 정도가 보정하기 가장 좋은 상태”라며 시스템을 통해 수분함수율을 정확히 맞춘다고 설명했다.

 

건조된 벼는 1차적으로 석발기에 들어간다. 벼와 섞여있는 돌들을 발견해 없애는 일이다. 그런 다음 벼의 표피를 제거한 후 또다시 2차 석발기 과정을 거쳐 최대한 돌들을 제거한다. 순수하게 남은 쌀은 본격적인 도정에 들어간다. “쌀의 질은 이 도정을 얼마나 하느냐에 따라 달려있습니다. 도정은 2가지로 나눠지는데 화이트닝과 매끌매끌한 느낌을 나게 하는 광을 내는 것입니다”

 

도정이 끝나면 마지막으로 등급분류에 들어간다. 길거나 짧거나 또는 부서진 쌀의 길이 선별, 1억여원의 고가 장비인 색채 선별기를 통한 균일한 색깔 선별로 Premium, High grade, Medium grade, Low grade로 분류돼 포장된다. 이 대표는 “원래대로라면 시간당 최대 2.5톤 정도이나 현재는 시간당 1.5톤 정도를 생산하고 있습니다”고 덧붙였다.

 

한편 벼의 표피를 벗긴 껍질들은 송풍기를 이용해 껍질대로 모아 비료로 만들거나 유기물 등으로 다양하게 자원재활용에 쓰이고 있다.

 

한국인의 기술노하우 전수받은 12명의 기술자

이영생 대표는 미곡처리공장을 지었다는 데서 끝나지 않았다. 건립 이후에도 필리핀 기술자들을 2007년, 2008년 각각 한번씩 국내로 초청해 국내 미곡종합처리장을 견학하고 교육하고 최종 미곡처리공장을 인도할 때 또다시 재교육을 시켰다.

 

“이네들도 도정에 대한 기초지식은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신장비를 사용하고 운영할 시 주의할 점, 제어장치에 대한 이해, 고장시 응급대응 등을 훈련시키죠”

 

2년치 A/S용 부품도 미리 지급했다. 고장 시에는 국내 기술자와 같이 부품 교환을 해보는 등 세밀한 데까지 교육훈련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KOICA는 필리핀 정부의 요청에 따라 올해부터 4년간 1300만불의 규모로 보홀, 다바오, 일로일로, 팡가시난에 미곡종합처리장을 건립할 예정이다.

 

이영생 대표는 또다시 공개입찰에 참가해 타 기업과의 경쟁을 치룰 생각이다.

 

“이번 사업을 하면서 좋은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힘도 들었지만 다시 참여하고 싶군요” 그의 모습에서 이익만 추구하는 사업가가 아닌 나누고자 하는 봉사의 향기가 묻어났다.

 

  • 장혜진 기자 wkdgpwls@manila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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