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versity of Asia & the Pacific 삼성한국학프로그램의 김준길 교수는 지난해 6월 출간된 영문한국사 개정판 The History of Korea Second Edition 발간을 계기로 오는 3월 20일부터 29일까지 국제교류재단 지원으로 미국 뉴욕 컬럼비아 대학, 워싱턴 존스홉킨스 국제대학원, 시카고 퍼듀 대학을 방문하여 북미주 한국역사 순회강연을 가질 계획이다. 강연 "From Nationalism to Globalism: Toward a Korean History Narrative Beyond Ideological Contention" 은 해외한국학 중심인 미국동부 대학에서 글로벌 시각에서 한국역사 바로 읽기를 강조한 김 교수의 영문한국사 개정판의 내용을 중심으로 한 토론이 될 것이다.
김 교수는 3월 11일 수요일 UA&P ALB Living Room에서 열린 교수진을 위한 특별 세미나 (Special Faculty Colloquium) 에서 북미주 한국역사 순회강연 주제를 놓고 동 대학 역사학과 교수들과 한국학 관련 교수들을 대상으로 시연 강연회를 가졌다. 후안 메스키다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세미나에는 UA&P측에서 버나도 빌레가스 박사, 델리아 탄투이고 학장, 폴 두몰 박사, 한국학에 관심 있는 아넬 호벤 박사 등 여러 교수들이 참석했다. 외부 인사로는 이혁 주 필리핀 한국대사를 비롯하여 백선규 FASTEM 건설 회장, 클로에 웡 필리핀 외무부 수석 연구원, 리카도 빠민투안 한국 대사관 수석 연구원, 백영민 University of the Philippines 한국어 교수, 그리고 김도혜 University of Illinois 인류학 박사 후보가 참석하여 눈길을 끌었다.
한국사의 기존 사관(史觀)을 간략하게 설명하면서 시작된 이날의 세미나는 근 현대 한국사를 글로벌 시각으로 바라보는 김준길 교수의 새로운 해석을 중심으로 전개되었다. 지금까지 한국의 역사학자들은 일제 식민시대와 남북 분단을 근대 한국사의 단순한 비극으로만 보고 그에 따른 정치적 또는 사회적 폐해와 아픔을 강조하여 왔다. 그러나 이날 세미나에서 김 교수는 일본통치와 분단이라는 20세기 한국사의 비극 속에서 역설적으로 미래의 성장을 위한 기반이 다져진 면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교수의 세계적 관점 (global view)에 의하면 일제 식민시대를 겪으면서 조선시대 경직된 양반지배체제가 무너지면서 근대적 사회변동의 기반이 다져졌으며 한반도의 분단은 대한민국이 더 이상 반도가 아닌 하나의 섬이라는 지정학적 조건의 변화가 생김으로써 기존의 대륙세력의 영향에서 벗어나 해양세력과 교류 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한마디로 한국은 더 이상 대륙과 해양세력 틈바구니에서 고래등에 등 터지는 새우 (Shrimp between whales) 가 아니고 오대양을 누비는 돌고래 (Dolphin in the ocean) 에 비유할 수 있는 나라로 발전한 것이다.
1시간 여 에 걸친 긴 강연이 끝난 후 강연에 관한 질문과 답변의 시간을 가졌다. 김 교수의 "세계적 관점" 역사관의 방법론적 설명을 묻는 김도혜 박사 후보의 질문에 대하여 김 교수는 한국의 역사발전이 과거 유교와 불교, 그리고 근대에 와서 기독교, 공산주의, 그리고 민주주의 시장경제와 같은 세계사적 문명의 영향으로 이루어진 만큼 문명사적 접근이라야 기존의 사관을 뛰어넘을 수 있다고 보았다. 메스키다 교수는 스페인의 경우도 페니키아, 희랍, 로마, 기독교, 이슬람교 문명의 지배를 받으면서 성장한 스페인 역사와 한국 역사를 어떻게 비교할 수 있는가에 관한 질문에 대하여 김 교수는 지중해 문명권에 위치한 스페인 보다는 동아시아세계의 한 구석에 놓인 한국의 문명사적 발전은 고립된 환경에서 발전이 늦어지다가 교통과 통신기술이 발달한 현대에 와서 급격한 발전을 보이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빠민투안 연구원의 남북 통일 전망과 그 영향에 관한 질문에 김 교수는 자신의 저서에 인용한 미국 LAND 연구소의 북한관련 리포트가 북한 체제는 이미 실패했기 때문에 머지않아 통일이 멀지 않았다고 말한 것을 들면서 문제는 앞으로 통일 한국이 대륙세력과 해양세력 사이에서 어떤 외교노선을 취할 것인가 고민할 것이라고 답하였다.
[마닐라서울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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