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닐라에서 1시간 20분의 비행 끝에 레이테주 타클로반 공항에 도착, 비행기가 착륙하기 전 하늘에서 본 타클로반 지역은 필리핀의 여느 도시와 다르지 않았다.
다만 하늘에서 본 풍경 중 곳곳에 텐트가 아직도 많이 설치되어 있다는 것과 부대로 이동 중에 곳곳에서 볼 수 있는 공사장이 지난 11월 슈퍼태풍 하이옌으로 지구상에서 최악의 참사로 기록된 지역이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했다.
공항에서 아라우부대를 가는 길목에는 1944년 10월 21일 맥아더 장군이 타클로반을 점령한 이후 마닐라가 탈환될 때까지 임시 수도의 역할을 했던 곳으로 ‘맥아더 공원’이 별도로 조성되어 있었다.
태풍 30호 하이옌은 7개의 동상 중 호위병사 1명의 동상을 쓰러뜨려 그 위력이 얼마나 강했는지 보여줬다. “맥아더 공원”은 마르코스 전 대통령이 상륙기념으로 공원으로 조성해 레이테 섬 관광의 상징적인 존재였으나 강풍으로 인해 주변 나무와 건물 등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맥아더 공원을 뒤로 하고 십여분을 달려 레이테주 동부에 위치한 “아라우 부대”에 다다르니 건물 벽에 “‘피’의 희생을 ‘땀’으로 보답한다”<We are here to repay your sacrifices of blood in the Korea war with our own sweat drops>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아라우 이철원 부대장은 아라우부대 파병은 UN에 의해 요청된 동티모르 파병과는 달리 UN이 아닌 필리핀 정부에서 대한민국에 직접 요청한 파병으로써 그만큼 한국의 국력이 강하다는 것을 인정한다는 의미며 한국인들은 이 부분을 자랑스러워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 동안 아라우 부대는 ‘피의 희생을 땀으로 보답한다’는 모토를 내걸며 팔로, 타나완, 톨로사 지역을 복구하고 있다. 이 같은 모토를 내건 이유는 한국 전쟁 당시 필리핀 군이 파병을 와 200여명이 사망했고 400여명이 부상을 입었는데 그때의 희생을 땀으로 보답한다는 차원에서 태풍 피해 복구의 도움을 받고 있는 필리핀인들에게 더욱 쉽게 접근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아라우 부대는 ‘아라우 엔젤 작전’이라는 이름 하에 도시기능정상화를 지원하고 공공시설복구지원, 도로 정비와 잔해물 제거, 배수로 정비, 학교시설 복구자원과 급수지원 그리고 카라바오 작전(차 구난, 쓰러진 전신주 제거)등을 해왔다. 앞으로 학교, 병원, 양로원 등 총 60개의 건물 복구를 목표로 두고 있으며 현재까지 40개의 건물에 대한 복구 작업을 해왔고 그 중 34개의 건물을 완공했다. 특히 타나완 센트럴 초등학교의 완공 때는 현 필리핀 대통령 베니그노 노이노이 아키노 대통령이 직접 방문하여 부대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또한, 필리핀인들을 대상으로 무료급식, 의료활동(내-외과, 치과)을 해오고 있는데 의료지원혜택을 받은 필리핀인의 수가 현재까지 2만 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이외에도 필리핀인들의 생활환경 개선을 위해 아라우 중장비 직업학교를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참전용사와 가족들을 지원하고 친화 활동의 일환으로 한류 열풍이 높은 주민들을 위해 매주 2~3회 영화상영, 먹거리(아이스크림, 팥빙수, 슬러시, 붕어빵) 제공, 아라우컵 농구대회의 개최, 마을 축제 지원 그리고 매니 파퀴아오의 경기를 포함해 복싱 경기의 위성중계를 지원하고 있다고 지금까지 아라우 부대의 활약상을 설명했다.
아라우 부대가 복구 작업에 땀을 쏟은 지 8개월, 현재 타클로반에서의 한국에 대한 이미지는 확실히 바뀌었다. 아라우 부대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아라우 부대가 이곳 타클로반에 처음 왔을 때 대부분 일본말로 첫 인사를 했지만 이젠 한국어로 인사를 하고 있다. 그 만큼 아라우 부대를 통해 이곳 타클로반에서의 한국에 대한 위상이 높아졌다는 것을 반영한다. 아라우 부대가 호응을 받고 있는 이유로는 파병을 오자마자 부대의 주거지를 마련하기도 전에 곧바로 복구작업에 뛰어들었으며 주민들의 요구 수준과 부대 지원능력의 차이를 극복했기 때문이다. 다른 국가 단체들의 경우 복구가 완료되는데 시간이 엄청 걸리는데 아라우 부대가 선정해 복구 작업을 한 곳은 엄청난 속도로 빨리 완공되어 주민들로부터 칭찬이 자자하다. 그리고 타 단체나 지원군은 빨리 철수를 했지만 아라우 부대는 장기간 머무르며 마을과 지역민들 곁에 남아 이들이 엄두도 내지 못하는 쓰레기까지 치워주는 등 어려운 곳에 항상 아라우 부대가 있기에 칭찬과 감사의 표현이 가는 곳 마다 들린다. 또한, 초등학교와 병원, 관공서 위주의 복구 공사 역시 지역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이유 중 하나다.
그 동안 아라우 부대는 독자적으로 복구작업을 하였으나 필리핀 군도 참여시켜 지금은 함께 복구 작업을 하다 보니 필리핀 정부로부터 원활한 협조가 이루어 지고 있으며 필리핀 군과 경찰들도
많은 협조를 해주어 위문 활동과 의료지원이 아주 원활하게 진행되어 지역민들부터 칭찬이 자자
하다.
6개월의 임무를 마치고 돌아간 1진들은 작업량이 셀 수 없이 많아 휴일까지 야간 작업을 하는 경우도 많았지만 지금의 2진들은 보다 체계적으로 구성된 계획표에 맞춰 시간표대로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고 생활관 분위기는 사병들의 계급을 떠나 서로 챙기고 잘 단합하여 가정과 같은 화목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병사들을 위한 시설은 체력단련실, PX, 도서관, PC방, 영화관이 있어 사병들이 파병 동안 지루하지 않은 생활을 할 수 있다. 5시 30분에 기상하여 아침 점호를 하고 아침식사를 한 뒤 7시에 연병장에 모여 3개의 팀으로 나눠 각자의 작업 현장으로 이동한다. 현재 아라우 부대는 팔로 병원과 톨로사 초등학교, 만루립 초등학교를 복구 중이며 팔로 병원은 레이테 주립 병원에 이어 아라우 부대의 두 번째 병원 건물로 8월 중순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톨로사 초등학교는 학교 건물이 전부 파손되어 학생들이 학교 바로 옆 공터에서 천막을 치고 수업을 받고 있다. 톨로사 초등학교의 교사인 글레이디 리자가(Gladys L. Rizaga)씨는 ‘학교의 모든 지붕이 날아갔으며 한 건물은 아예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초등학교 학생들 중에서는 희생자가 발생하기 않았지만 대신 동네 친구가 희생 당해 이제야 상처에서 회복하고 있는 중이다.’ 라고 전했고 학교 복구팀은 건물의 복구 외에 학생들을 위해 학교의 한 켠에 그네와 놀이기구를 만들고 있다.
타나완 경찰서와 소방서, 법원은 태풍으로 이 모든 건물들이 파괴 되었지만 현재는 완전히 복구되었으며 소방서 옆에 양로원을 추가로 지어주었고 타나완 초등학교는 아라우 부대에 의해 이뤄진 복구 작업 중 가장 큰 성과중의 하나로 현 필리핀 대통령 아키노 대통령이 직접 방문하여 건물완공에 대한 감사를 아라우 부대에게 전하기도 했다.
현재 아라우 부대는 60개의 건물의 복구를 계획하고 있으며 모든 복구 작업이 완료되면 관광, 문화, 체육 활동을 지원할 예정인데 레이테시 체육공원을 조성하고(10~11월) K-POP 경연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10월)
또한 농구장과 참전용사의 사무실 그리고 태극기가 그려진 아라우 전망대가 들어설 레이테 재해복구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아라우 부대( Araw Contingent) 또는 한국군 필리핀 합동지원단(韓國軍 - 合同支援團, ROK Joint Support Group for the Philippines)은 2013년 11월 8일 슈퍼태풍 하이옌으로 국토가 초토화된 필리핀 타클로반에 재건지원을 위하여 대한민국에서 파견된 부대이다. 아라우 부대는 소말리아, 앙골라, 동티모르의 상록수 부대, 서사하라의 의료지원단, 레바논의 동명 부대, 아이티의 단비 부대, 남수단의 한빛 부대 등에 이어 여덟 번째로 파병되는 대한민국의 독립 파병부대이다. 아라우(Araw)는 필리핀 현지어로 태양, 희망, 날을 뜻한다. 의미는 '어둠 뒤에 태양이 온다!'이다. [마닐라서울 편집부/ 위플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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