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이 지나간 후 필리핀 전역에 연일 이어지는 각 단체 및 개인들의 구호 손길과 봉사 그리고 도네이션들 중에서 개인기업이 피해 지역 교민들에게 직접 구호 활동을 나선 사례가 있어 잔잔한 감동을 안겨주고 있다.
지난 10일(토) 교민유통기업 아씨 신마트(대표 신해숙)는 한인총연합회, 한국대사관 부인회, 코리아빌리지, (주)농심, (주)알엔지(아씨)와 함께 교민들이 밀집돼있는 피해가 심각했던 안티폴로와 카인타 지역의 교민들을 대상으로 구호활동을 펼쳤다. 교민 100가정에게 전달된 식수, 라면, 된장, 옷 등의 생필품은 아씨 신마트의 밴더인 농심 등으로 협찬을 요청했으나 촌각을 다투는 상황으로 판단해 먼저 신마트의 창고문을 열어 한인총연합회와 함께 현지로 달려갔다.
교민유통기업으로서 아씨 신마트가 지금의 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 교민들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다고 말하는 신해숙 대표는 그에 대한 작은 보답이고 싶고 아직도 그 감사를 돌려드리기에 부족하다며 말문을 열었다.
“태웅 온도이의 수마가 할퀴고 간 지역 중 교민들이 많이 살고 있는 안티폴로, 카인타 피해 지역에 다녀왔습니다. 아직도 그 날의 처참했던 상황과 피해복구에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 마치 전쟁 후 참상을 보는 듯 했지요. 그 모습을 보자마자 알 수 없는 미안함과 마음 속 눈물이 흘러 내렸습니다. 그리고 부끄러웠습니다”
내 고객인 우리 교민들을 위해 더 빨리 더 많은 좋은 일을 하지 못한 것에 부끄러움을 감추지 못한다는 신 대표는 앞으로 더 많은 나눔을 실천하고 싶다고 말한다.
“아무리 부자라고 해도 자신이 부자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리고 꼭 부자만 좋은 일은 하는 것은 아니지요. 태풍 피해 후 필리핀 현지인을 돕는 많은 고마운 손길들을 직∙간접적으로 접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우리 교민들의 피해도 만만치 않았더군요. 그래서 지금까지 망설였던 우리 고객인 교민들을 위해서 무엇인가 해 보아야겠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적지만 제 창고 문을 열었습니다.”
‘곳간에서 인심 난다’는 속담이 있다. 지금부터라도 우리 모두 너와나 할 것 없이 배품과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그리고 욕심스럽지만 우리 교민을 먼저 챙기는 이기적인 가족애도 필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한규명 alex@manila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