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4일 태풍 "카리나"로 인한 폭우로 대규모 홍수가 발생한 퀘존시 사진 필스타
기후 변화로 인해 필리핀에서 매년 최소 세 개 이상의 파괴적인 태풍이 발생할 확률이 25%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세계 기상 귀속성 연구(World Weather Attribution)가 발표한 이번 연구는 필리핀이 최근 10월 말부터 11월 사이에 여섯 개의 열대성 저기압에 영향을 받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환경정책센터의 벤 클라크 연구원은 11월이 태평양에서 동시에 네 개의 태풍이 발생한 이례적인 달이었으며, 이는 1951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클라크는 "태풍의 연속적인 발생은 기후 변화로 인해 더욱 강력해졌다"며, "필리핀에 한 달도 채 안 되어 이렇게 많은 태풍이 닥치는 것은 드문 일이지만, 이러한 조건은 기후가 따뜻해지면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필리핀, 네덜란드, 스웨덴, 영국의 대학과 기상 기관에서 12명 이상의 연구자와 과학자들이 이번 연구에 참여했다. 필리핀에 영향을 준 여섯 개의 태풍 중 오펠(국제명 우사기)과 레온(콩레이)은 3등급, 페피토(만이)와 마르세(윈싱)는 4등급이었다.
클라크는 "기후가 따뜻해지면서 태풍을 강화하는 조건이 증가하고 있어 필리핀에 더 파괴적인 태풍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리핀은 전 세계 평균보다 세 배 빠른 해수면 상승을 경험하고 있어 태풍으로 인한 폭풍 해일이 더 강력해지고 있으며, 집중 호우로 위험한 산사태가 증가하고 있다.
올해 1월 말 민다나오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100명 이상이 사망한 바 있다.
4월에는 40도 이상의 기온을 기록한 열파로 학교가 문을 닫고 작물이 피해를 입으며 열사병으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했다. 클라크는 현재 1.3도씨의 기온 상승 상태에서 비슷한 사건이 약 15년마다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며, 지구 온난화가 2도씨에 도달할 경우 필리핀에 매년 세 개 이상의 파괴적인 태풍이 더 자주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필리핀 기상청(PAGASA)의 기후학자 조셉 바스콘실로는 "기후 변화로 태풍이 더 강력해지면서 필리핀인의 삶과 생계에 위협이 되고 있다"며, "다양한 분야의 학제 간 연구를 통해 태풍의 영향을 더 깊이 이해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닐라서울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