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마약단속국(PDEA)의 구치소에서 마약 밀매 용의자 7명이 13일 새벽 탈출했다.
탈주범 중 3명은 지난주 바랑가이 맘팡에서 마약 퇴치 작전으로 체포돼 1억4천600만 페소 상당의 샤브(메스암페타민)를 압수당했다.
이들의 탈옥은 13일 오전 2시 45분경 PDEA 교도관 노버트 멘돌라가 바랑가이 칼라리안에 있는 PDEA 잠보앙가시 현장 사무소에서 정기적인 검문을 하던 중 발견됐다. 이들은 수용 시설의 천장을 뚫고 탈출했다.
PDEA는 탈출범들의 검거를 위해 지역 경찰과 협력하여 시작한 작전에 영향을 주지않기 위해 추가적인 세부 사항을 제공하기를 거부했다.
탈주범들은 대규모 마약 밀매 혐의를 받고 있다. 그들은 커윈 모하마드 압딜라, 아밀 칸 마하달리 아부바사르, 준지마르 하지리 아이요브, 알바디르 말라 아지줄, 무하지란 로미오 줄라, 윌슨 인다난 사히반, 지미 로스앤젤레스 사히볼로 확인되었다.
한편, '김미영 팀장'으로 악명을 떨친 1세대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조직 총책 박모(53)씨가 필리핀 현지 교도소에서 탈옥해 우리 정부가 대응에 나섰다.
8일 외교부와 경찰청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달 말 필리핀의 한 교도소에서 탈옥했다.
박씨는 현지 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했다가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측은 "현지 공관은 박씨의 탈옥 사실을 인지한 직후부터 신속한 검거를 위해 필리핀 당국과 지속해서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청 관계자도 "외교부 등과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한국에서 경찰관으로 근무하다가 수뢰 혐의로 2008년 해임된 박씨는 이후 2012년 필리핀에 콜센터를 개설한 후 보이스피싱 범행을 저질렀다.
박씨 조직은 당시 김미영 팀장 명의 문자메시지를 불특정 다수에게 보낸 뒤 자동응답전화(ARS)를 통해 대출 상담을 하는 척하며 피해자 개인정보를 빼내는 방식으로 수백억원을 빼돌렸다. 경찰은 박씨가 이러한 '김미영 팀장 사기 수법'을 고안해낸 핵심 인물로 보고 있다.
다른 조직원들이 2013년 대거 검거·구속된 뒤에도 박씨는 도피 생활을 이어오다 2021년 10월 필리핀 현지에서 검거됐다.
경찰청은 이후 다각도로 박씨의 강제 송환을 추진했으나 박씨가 일부러 추가 범죄를 저지르는 '꼼수' 수법을 써 현지에서 수감 생활을 하느라 송환이 지연됐다. 필리핀 현지에서 죄를 지어 형을 선고받으면 그만큼 국내 송환 절차가 늦춰진다는 점을 노렸다.
정부가 최근 필리핀 교도소에서 탈옥한 보이스피싱 조직 총책 박모씨(54)를 조속히 검거해달라고 필리핀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공적 서한까지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씨가 주변국으로 밀입국할 수 있는 만큼 필리핀 행정부 차원에서 적극 대응해달라는 취지의 서한이다. 형사 사건 피의자 검거를 위해 타국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서한을 보내는 건 극히 이례적으로 그만큼 사안이 중대하다는 의미다.
14일 외교부 등에 따르면 주필리핀대한민국대사관은 최근 루카스 베르사민(Lucas Bersamin) 필리핀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탈옥한 박씨에 대한 조속한 검거와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해달라는 공적 서한을 전달했다. 현재 박씨에 대한 검거 작전은 필리핀 이민청 도피사범추적팀(FSU·Fugitive Search Unit)과 필리핀 코리안데스크가 협력하고 있다.
앞서 박씨는 지난 1일 저녁에서 2일 새벽 사이 필리핀 나가시 카마린스 수르 교도소에서 한국인 신모씨(41)와 탈옥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부터 불법고용과 인신매매 혐의 공범으로 기소돼 카마린스 수르 교도소에 수감됐다.
이상화 대사는 이날 오전과 오후에도 각각 필리핀 외교부 차관과 법무부 차관을 만나 박씨에 대한 조속한 검거와 재발 방지 대책 등을 요구했다. 이보다 앞서 법무부 장관, 내무부 장관, 이민청장, 경찰청장에게도 관련 공적 서한을 발송하기도 했다. 마닐라서울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