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투어 사진 연합뉴스
◆ 하나투어는 어떤 회사? 필리핀인 비자신청센터 선정이 갖는 의미
하나투어는 올해 11월로 30년째를 맞이하는 여행종합기업으로 코스닥/코스피 상장사이다. 전 세계 20개 국가에 사업장이 있으며, 주 사업은 여행알선서비스, 호텔업, 대부업, 면세점, 운송업, 숙박위탁운영, 소프트웨어 개발, 시스템 개발유지 보수가 있다. 전체 매출의 70% 가량이 여행알선서비스에서 나온다.
하나투어는 기업분류로는 자산규모 5천억원 이상 5조원 미만의 중견기업으로 분류되며, 이는 대한민국 기업중 약 0.12%에 해당된다. 하나투어는 30여개 종속 및 특수관계 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코로나 여파로 2021년 초 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해 전체 직원수 2,400명 중 절반에 해당하는 1,200명까지 감소했다. 2020년 4월부터 유무급 휴직 진행했으며, 2021년 10월부터 전 직원 정상근무 체재 전환란 뒤, 상시 출근인원은 1,200명 수준으로 90% 달하고 있다.
하나투어는 '하나투어 필리핀 (HANATOUR PHILIPPINES CORP.)'을 전액출자(100% 의결권 및 지분율)해 2018년 12월 설립했으며, 2022년 3월 기준으로 자산은 18억 8800만원, 영업이익 2900만원을 기록중했으며 현재 청산절차가 진행중이다. 청산이유는 코로나로 인한 사업실적 저조도 있겠지만, 최근 선정된 필리핀 비자신청센터 설립을 위한 포석도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비자신청센터 운영이 본격적으로 궤도에 올라서면, 하나투어는 기존 여행상품 알선과 더불어 비자신청센터 운영에서도 상당한 수입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또 다른 문제를 만드는 정부 대처 방식
코로나 이전 한국을 방문하려는 필리핀인의 목적은 크게 기존 취업 근로자, 가족방문, 여행이었다. 기존 취업 근로자는 제조업(주로 공장과 같은 산업체 및 중소기업), 계절근로자 종사자가 대부분이었다. 코로나 이후 누적된 관광수요가 급격하게 되살아 나길 모두가 기대했지만, 코로나 종식과 더불어 우-러 전쟁, 3고(유가, 금리, 물가)가 터지며 경기 회복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최근 2023년 윤석열 대통령과 오세훈 서울시장, 시대정신 조정훈 국회의원은 가사도우미 도입 시범사업 진행을 공식 언급했다. 언급 배경에는 출산·육아로 경력이 단절되는 경단녀 문제와 생산인구 부족 문제를 단기간 내 해결하고, 중장기적으로 저출산 문제도 잡겠다는 복안이다. (※ 혹은 모든 것이 이해당사자들 간의 합의, 이미 사전에 미리 결정된 내용이 대통령의 입을 통해 나온 상황일 수도 있다)
하지만 가사도우미 시장 개방은 아직 선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가장 먼저 ○ 컨트롤 타워 격인 이민청 설립이 기약없이 지체되고 있는 가운데 ○ 관련부처 (법무부, 고용노동부, 외교부 등)간 정책적 고민 숙고가 없어 보인다는 점이다.
○ 최저임금 기준 설정 (국내 최저임금에 준하는 지급으로 결정될 지, 조 의원 주장대로 월 100만원 수준 지급으로 갈지 문제가 걸려있다. 이 문제는 국제협약 잘 지키기로 소문난 한국 정부가 ILO 권고 (성별, 인종, 국적 차별 금지)를 따를 경우 국내 최저임금 수준으로 책정 될 수도 있다. 필리핀 정부나 한국 내 시민단체, 인권단체는 이를 밀 가능성이 높다. 한국내 실제 수요층은 100만원 선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 경우에도 부담은 여전해, 자부담 50% 정부 예산 50%와 같은 식으로 보조금이 투입되어야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 비자 발급 조건 및 갱신에 관해 정해진 것이 없다. 가사 도우미 발탁 조건에 연령, 학력, 한국어 시험등과 같은 조건이 붙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체류 허용 기간, 갱신 주기 및 조건 등도 연계될 것이다,
○ 가사도우미 업무 특성상 24시간 함께 생활하며 조력을 받아야 하는데, 우리나라 주거문화는 가사도우미를 위한 방이 없는 구조이기에 지근거리 출퇴근이 유력하다. 이에 따라 근로 통제가 느슨해질수 밖에 없다. 가사도우미들 역시 쪽방이나 가사도우미들끼리 공동주택 임대로 숙소를 찾을 공산이 크다. 임대주택 시장에 활력을 줄 수도 있어 부동산이나 건설업계는 환영하겠지만, 근로감독을 해야하는 고용주나 정부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요소이다. 이 경우 남녀 간 교제 문제, 공동 이탈 등과 같은 계약위반 사례가 속출 할 수 있다.
○ 중소기업의 경우 한국인 노동자를 대하는 인권의식 조차 낮은 상황에서 외국인 근로자 학대나 착취 문제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기존 남성 위주+산업체 채용이 아닌 여성 위주+가정내 고용이기에 잠시만 생각해도 수많은 사회적 문제에 노출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 필리핀 가사도우미를 많이 고용하는 홍콩·싱가포르, 중동의 경우 고용주의 성적 학대 및 노동 착취, 상호 간 절도나 폭력, 살인등과 같은 문제가 국가 간 외교문제로 비화되는 경우도 많다. 필리핀 정부는 자국민 해외근로자 OFW의 안전이 국민감정, 권력자들의 득표와 연결되기 때문에 분쟁이 발생할 경우 우선적으로 OFW 송출 금지(쿼터 확대), 처우개선, 임금 책정 등으로 상대국을 압박한다.
업무만 놓고 보자면 외국인 근로자 수급 관련 주무 부서는 고용노동부이며, 필리핀에 상주하는 산하 단체는 한국산업인력공단 필리핀 지사다. 비자 문제는 법무부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가 맡고 있다. 큰 틀에서 국가 간 노동 이민 정책 조율은 외교부 소관이다. 3개 부처 간 업무조율이 절실한 입장이다.
◆ 늘어가는 인적교류, 적체된 비자발급 업무는 동맹경화 상태, 해법은?
필리핀 한인사회가 한필 양국 정부와 비자신청센터에 선정된 하나투어를 바라보는 입장은 복잡미묘하다.
이 안에는 많은 이해당사자들의 미래와 이익이 걸려있으며, 양국 관계 및 교류 확대에도 큰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
사업, 취업, 가족방문, 관광, 학업 등 다양한 입국목적으로 양국을 방문하려는 이들은 매년 늘고 있다.
올초 불거진 비자발급적체 비자신청센터 개소로 끝난 것이 아닌 설립과 더불어 공식업무가 개시될 때까지 현재진행형으로 진행되고 있다.
대외적인 문제 원인으로 지목된 것은 비자 접수 및 심사 역량이었고, 해결방안으로 제시된 것이 비자신청센터 개소 결정이다. 법무부 입찰 공고와 더불어 하나투어가 선정이 되었다.
지난 3월 31일 대사관에서 개최된 비자발급 적체 문제 관련 설명회 당시 법무 영사들은 "(하나투어가 비자신청센터 설립과 관련해) 사무실 확보, 시설공사, 인력충원 및 교육 등으로 개소에 3~4개월 가량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당시 이 자리에서 지적되고 해명된 사항은 비자발급적체의 초래한 가장 큰 문제점은 비자접수역량의 문제가 아닌 비자심사역량의 문제였다.
하나투어가 맡게 될 비자신청센터의 역할은 ○ (대사관 민원실 밖 긴 줄 대기나 온라인 예약슬롯 잡기 전쟁 없는) 민원인의 비자 신청 편의 ○ 1차적인 서류 검증 (전문인력에 의한 자료 입력 및 제출 서류 검증)을 통해 ○ 보다 신속한 비자심사(비자 발급 최종 가부 결정) 역량에 확대에 도움을 주기 위함이다. 그러자면 이에 부합하는 인재가 센터 운영을 맡고, 근무 체계를 세워야 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비자신청센터 센터장 자리를 놓고 민관의 여러 비전문가, 낙하산 인사 지명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인재 기용술'까진 아니어도 '적재적소 (適材適所)' 인재를 배치해 애초 취지대로 신속 정확한 비자발급 업무에 도움이 되려면 1차적인 검증 업무에 도움이 될만한 전문 인사에 센터 운영을 맡는 것이 옳다. 하나투어 사전에 선정된 가운데 나온 입찰이었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센터 설립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고, 센터 기능마저 밀실 합의의 희생양이 되게 할 수는 없다.
법무부, 고용노동부, 외교부, 하나투어는 한인사회가 이를 지켜보고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재필리핀한인언론인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