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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선규 컬럼] 3. Yes OR No

등록일 2007년02월22일 14시07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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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일자: 2007-02-22
 

3. Yes or No
사우디아라비아에 있는 우리 회사에서는 한 때는 8개국 국적을 가진 사람들이 한 사무실에서 함께 일을 한 적이 있습니다.
종족, 언어, 종교, 관습이 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여서 일을 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닌데도 다행히 우리 회사의 직원들은 팀웍을 잘 이루어 일을 해왔으며 현재도 무난하게 잘하고 있는 편입니다.
이들은 카톨릭, 개신교, 무슬림, 불교, 힌두교 등 다양한 종교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기도 시간(살라)에는 모든 업무를 중단하여야 하기 때문에 기도 시간만 되면 회사 건물 안에 있는 기도실에 가서 무슬림들은 하루에 5번씩 메카 쪽을 향하여 절을 하고 꿇어앉아서 기도를 합니다.
일부는 밖에 있는 가까운 모스크(무슬림들의 예배당)로 기도하러 가기도 합니다.
힌두교신자는 사무실 다른 쪽에서 꽃을 그들의 신에게 바치며 두 손을 모아 합장하고 기도를 합니다.
이 시간에 개신교도인 나는 조용히 책상에 앉아서 기도하며 성경을 읽는 것으로 시간을 보냅니다.
종교 경찰들은 살라 시간만 되면 몰려와서 회사와 공장을 돌며 단속을 게을리 하지 않습니다.
만약에 사장이 기도 시간을 무시하고 강제로 무슬림들에게 일을 시키면 회사나 공장 문을 며칠씩 닫게 하며 형사 입건됩니다.
또한 기도 시간에 기도를 안 하고 돌아다니는 무슬림도 그들에게 적발되면 즉시 감옥으로 보내집니다.
회사 직원들과 함께 식당에 가서 회식을 할 때에도 주의해서 음식을 다양하게 잘 고르지 않으면 곤란한 문제들이 생깁니다.
인도 직원들 중 일부는 채식주의자들이라서 전혀 고기를 입에 대지 않고 빵이나 밥에 곁들여 오직 야채 요리만 먹습니다.
힌두교 신자는 쇠고기를 전혀 먹지 않습니다.
파키스탄이나 인도 북부 사람들은 빵을 좋아하며, 한국 사람들은 끈기 있는 찰진 밥을, 인도 남부 사람들은 끈기 없는 바스마티 밥을 좋아하는 등 서로 입맛이 다릅니다.
음식을 보더라도 이와 같이 다양하니 다른 여러 나라 사람들이 한 사무실에서 조화를 이루어 일을 하며 같이 지낸다는 것이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양보 없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겠습니다.
각 나라 사람들이 쓰는 몸짓(제스쳐)도 서로 다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오해가 종종 생기기도 하였습니다.
아랍 사람들은 일상생활에서 약 150여 가지의 몸짓(제스쳐)을 쓴다고 합니다.
몸짓 자체는 간단히 자기의 의사를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수단으로써 편리함은 있겠지만, 여러 문화권에서 온 사람들이 섞여서 생활을 하게 될 때에는 가끔씩 오해가 발생하여 어처구니없게도 충돌을 일으킬 때도 있습니다.
제스쳐 가운데 중동 사람들이 일상생활을 하면서 쉽게 쓰는 ‘따끼까’라는 것이 있습니다.
손가락 다섯 개를 모아서 앞으로 내미는 이 제스쳐는 ‘잠깐’ 이라는 의미를 나타냅니다.
상대방이 이야기를 하는 중에 자기가 먼저 하고픈 이야기가 있다면 이 ‘따끼까’라는 제스쳐를 쓰면 됩니다.
또한 차를 타고 가다가 앞차보다 먼저 앞서고 싶다면 창문을 열고 손을 창밖으로 내밀어 이 제스쳐를 쓰면 어떤 차라도 모두 양보를 해줍니다.
중동에서는 널리 통용되는 참 편리한 제스쳐 입니다.

서로의 풍습이 다름으로 오해하였던 예를 하나 이야기하겠습니다.
예멘에서 온 젊은 직원이 휴가를 다녀온 후에 나에게 반가운 얼굴 표정으로 가까이 다가오더니 갑자기 내 뺨을 찰싹찰싹 여러 번 때리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순간 나는 너무도 놀라고 당황스럽기도 하고 화도 나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너 지금 나에게 무슨 짓을 하고 있느냐”고 그 직원에게 소리를 질렀습니다.
이 직원은 매우 놀라고 당황한 얼굴로 몸 둘 바를 모르는 애매한 미소를 띠며 나를 바라보았습니다.
곧 알게 된 일이지만, 예멘에서는 반가운 사람을 만나면 상대방 뺨을 살짝살짝 그것도 한 번이 아니고 여러 번을 때리는 것이 인사법이라고 합니다.
인도나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사람들에게 종종 당황하는 일이 있습니다.
내가 사장으로서 사원들에게 사업 지시를 하면, 이들은 고개를 끄덕끄덕 하면서 Yes라는 표현을 하는 것이 아니고 고개를 좌우로 움직이는데(마치 어린아이들이 도리도리를 하듯이) 이것이 그들에겐 Yes라는 제스쳐인 것입니다.
이 제스쳐에 익숙하지 않은 나는 헷갈릴 때가 종종 없지 않습니다.

여러 가지 인사법으로 인하여 곤란한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아랍 사람들의 일반적인 인사법은 상대방을 만나면 서로 반갑게 끌어안고 왼쪽 뺨에 한 번, 오른쪽 뺨에 두 번, 다시 오른쪽 뺨에 한 번 키스를 하는 것인데 잘못 타이밍을 맞추면 곤란하게도 상대방과 코가 서로 부딪칠 경우도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남부와 동북부, 아프리카 사람들의 인사법은 상대방 코에 자기 코를 비비는 것인데 이 경우에도 코를 비빌 때에 잘못 맞추다 보면 코가 아프기까지 합니다. 한국인으로서는 정말 하기 힘든 곤란한 인사법 입니다.
나는 우리 회사 직원들이 입사하면 무조건 한국말로 “안녕하셔요?”라고 하며 고개를 숙이고 허리를 굽히는 인사법을 가르친 지 오래 되었습니다.
우리 회사의 직원들은 나를 만나면 누구든 자연스럽게
“사장님 안녕하셔요?”라며 공손히 허리를 굽혀서 인사를 잘합니다.
나도 그들과 똑같이 허리를 굽혀서 답례를 합니다.
그런데 그들과 생활한지 수십 년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나에게 익숙하지 않은 것이 하나 있습니다.
Yes와 No의 제스쳐인 것입니다.

김정훈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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