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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선규 컬럼]6. 평생 계획

등록일 2007년02월22일 14시05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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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일자: 2007-02-22
 

내 나이 28살에 결혼을 하면서부터 나는 미래를 위하여 평생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리고는 매해 연초마다 지난해를 돌아보고 새해의 계획과 미래의 계획을 수정하고 보완하기를 무려 30여 년간이나 꾸준히 반복해 왔습니다.

우리 부모님께서 나를 낳으신 후에 27년간이나 정성으로 보살펴 주시고 교육 시켜 주셨으며 결혼하여 새로운 가정을 이루게 하여 주셨으니 앞으로 맞이할 또 다른 27년간은 부모님과 나의 가족을 위하여 열심히 일을 할 것이며, 또 다시 오는 27년간은 내 자신을 위한 삶과 내 힘이 미치는 한 남을 돕는 삶으로 보람된 일생을 보내야겠다고 생각하며 다양한 계획들을 세웠습니다.
이 계획은 내 수명을 대충 80세 정도로 잡고 세운 것이었습니다.
결혼 후에 곧 두 아들이 태어났으므로 아내와 의논하여 일찍이 세계화에 맞는 철저한 교육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내 월급을 잘 관리하여 우리 가족이 살기에 별 불편 없는 집을 장만하는 계획도 세웠으며, 부모님을 비록한 가족들의 경조사에 필요한 별도의 자금 계획도 마련하였으며 아이들이 교육을 모두 마치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적당한 시기가 되면 결혼을 시키기 위한 계획 등 가정 위주의 세세한 계획들을 비롯하여 내가 운영하는 사업에 대한 여러 가지 복잡한 국적별 프로젝트들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면서 이런저런 변화로 말미암아 많은 계획들을 수정 보완하기를 반복하다보니 내 마음속에 여러 가지 갈등과 회의가 싹트기 시작하였습니다.
마침내 그토록 집념을 가지고 세웠던 이상적인 계획들을 과감히 포기하기로 마음을 바꾼 것이 부끄럽게도 내 나이 54세가 되던 해였습니다.
앞서 말한 것과 같이 27년+27년+27년=81간년의 계획을 세우고 매해 수정하고는 하였으나 긴 세월이 지나면서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내 계획대로 마음에 흡족하게 진행된 일들이 극히 소수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내가 느낀 것은 인간의 삶은 보이지 않는 절대적인 권력자에 의하여 정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과, 사람에겐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는 운명이라는 것이 있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나는 오랜 세월 교회를 다니는 교인이었으나 신앙심이 깊지 못하여 절대적으로 하나님을 신뢰하며 그 분의 주권을 인정하지 못하는 출석 교인에 불과하였습니다.
그런데 겨우 54살이 되어서야 내가 믿는 ‘신의 존재성’에 대하여 깊이 생각을 해 본 것입니다.
이때 비로소 교인으로서 철이 좀 들기 시작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과거를 돌아보건대 내가 젊은 시절 꿈꾸었던 것들이 이루어진 것이 별로 많지 않습니다.
고등학교에 다니던 시절 나는 조각가가 내 꿈이었습니다.
그 당시엔 한국에선 조각품 전시회가 겨우 일년에 몇 번 손꼽을 만큼 있었습니다.
나는 국립미술관을 중심으로 있었던 미술 전시회(회화, 조각)를 놓치지 않고 보기 위하여 열심히 찾아다녔습니다.
그런데 나는 미대에 진학하지 못했습니다.
가족 누구도 내가 미대에 가는 것을 원치 않았기에 심한 갈등 끝에 다른 과목을 전공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인이 되어 일하면서 유럽 여행을 갈 기회가 종종 있을 때마다 시간을 내어 여러 나라의 박물관을 찾았습니다.
한국에 가게 되면 바쁜 시간을 쪼개어 인사동과 올림픽 조각 공원을 몇 번씩이나 찾아가서 둘러보기도 하였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젊은 날을 보내면서도 조각가로서의 꿈을 접지 않고 은퇴 후엔 미대에 진학을 하겠다는 생각을 늘 마음속에 간직했었습니다.
어느 날 내가 일하던 건설회사에서 현대 조각의 거장인 “Henry Moor"의 대형 작품을 Jeddah시 해변 도로에 설치하는 공사를 수주하여 시공하게 되었습니다. 나의 담당 업무와는 별로 관련이 없었지만 나는 몇 번이나 이 현장을 찾아가서 설치 도면과 공사 진행을 대조해보기도 하고, 혼자 남몰래 가슴 설레며 완공을 기다리기도 하였습니다.
이야기가 잠시 샛길로 간 것 같습니다만 이제 내 나이 환갑을 넘겼고, 느닷없이 찾아온 병으로 인하여 나도 쉽게 죽음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을 경험도 하고나니 내가 54살에 접어버린 “나의 평생 계획”이야말로 인생에 대한 무지와 오만함에서 비롯된 것이었음을 깨달으며 오직 하루하루의 삶을 감사하며 최선을 다하여 진실 되게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젊은 날에 가졌던 찬란한 꿈들이 모두 이루어졌다고 하여 성공한 인생이라고 자만할 일도 아니며, 계획했던 꿈을 이루지 못하였다고 하여 결코 실패한 인생이라고 좌절하거나 비관할 일도 아님을 나이 먹어가며 뒤늦게나마 깨닫습니다.
내 인생의 계획은 내가 세우지만 그 길을 예비하시고 인도하시는 분은 절대자 하나님임을 고백하면서 오늘도 청지기에 불과한 내 삶을 담담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김정훈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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