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영어마을' 붐을 일으킨 경기도 영어 마을이 12년 만에 사실상 문을 닫는다. 영어 전문 교육시설에서 다양한 미래형 교육프로 그램을 운영하는 인재양성기관으로 탈바꿈한다. 영 어마을이라는 간판도 조만간 내릴 예정이다. 전국적으로 생겨난 영어마을로 경쟁력이 약화하 고, 사교육 열풍이 지속하는 데다가 사회적으로 다 양한 영어교육 프로그램이 운영되면서 설 자리를 잃은 것이 변신의 배경이다. 경기도 영어마을은 3대 민선 도지사인 손학규 전 지사의 대표적인 공약이자 치적이다. 손 전 지사는 취임 직후부터 영어 전문교육을 위 해 영어만을 사용하는 영어마을 조성을 추진했다. 온라인 캠프부터 시작된 영어마을은 2004년 8 월 캠프형으로 안산에서 처음 문을 열었다. 이어 2006년 4월 990억원을 들여 파주시 탄현 면 27만8천여㎡ 부지에 첫 체류형 영어마을이 만 들어졌고, 2008년 4월에는 양평군 용문면 9만9 천여㎡ 부지에도 세 번째 영어마을이 문을 열었다. 양평 영어마을 조성에는 676억원이 들었다. 잇따라 문을 연 도내 영어마을은 개원 초기 학생 들, 특히 초등학생 학부모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면 서 입소 경쟁이 붙기도 했다. 외국 경험이 쉽지 않 은 어린 학생들이 영어마을에서 영어만을 사용하 며 체험형 교육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크게 작용했 다. 도내 일선 시·군은 물론 타 시·도에서도 비슷 한 영어마을이 우후죽순 문을 열었다. 경기 영어마을 이후 전국적으로 영어마을, 영어 캠프, 외국어마을 등의 이름으로 50여개의 비슷한 시설이 운영 중이다. 그러나 이처럼 많은 영어마을 이 문을 연 데다 학생과 학부모들이 교육비에 비 해 단기적으로 이뤄지는 영어마을 교육의 효과에 의문을 갖게 되면서 점차 인기가 시들해졌다. 사설 학원을 중심으로 한 영어 사교육 열풍도 식지 않아 경기 영어마을은 운영난에 빠지게 됐다. 수익보다 는 교육적 목적이라고는 했지만 영어마을의 운영 적자는 갈수록 커졌다. 도는 양평 영어마을을 만들면서 안산 영어마을 을 민간에 운영을 위탁했으나 여전히 경영 개선이 이뤄지지 않아 2012년 결국 문을 닫았다. 670억원이 넘게 투자된 양평 영어마을은 처음 부터 민간에 위탁 운영해 왔지만올해 예산이 57억 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도 자료를 보면 지난해 연 간 이 시설 교육인원이 1만9천200여명, 하루 평 균 52명에 불과했다. 파주 영어마을은 도가 설립 한 재단법인 경기영어마을이 직접 운영하고 있지 만, 역시 지난해 연간 교육인원은 22만3천여명, 하 루 평균 610명 정도에 그쳤다. 이 영어마을 내 건 물 17개동 중 10개동은 현재 다른 기관 등에 임대 중이다. 이처럼 운영의 어려움이 계속되자 도는 영 어마을의 운영방식을 바꾸기로 했다. 28일 오후 교 육부, 도의회, 한국과학창의재단, 소프트웨어정 책연구소과 협약을 하고 미래사회에 대비한 창 의적인 인재양성 기관으로 변신시키기로 한 것 이다. 도는 기존 영어교육 프로그램 일부를 계속 운 영한다고 하지만 '영어만을 사용하는 영어 전문 교육시설'이라는 본래의 설립 취지는 사라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도는 '영어마을'이라는 이름 도 내년 상반기 협의를 통해 다른 이름으로 바 꿀 방침이다. '경기 영어마을'이 사실상 개원 12 년 만에 문을 닫는 것이다. 도 관계자는 "경쟁력 약화 등으로 영어만을 교육하는 시설로는 운영 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다양한 교육프로그 램으로 미래 창의적인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효 과적이라고 판단해 탈바꿈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협약식에서 남경필 지사는 "경기영 어마을이 우리 학생들이 21세기에 필요한 핵심 역량을 키우고 행복한 미래를 이끌어 나갈 수 있 는 전초기지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